불로불사에 도전하다
지금까지 인류에게 노화와 수명은 피할 수 없는 '운명'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 노화와 수명은 운명이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으로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최첨단 지식과 기술을 구사해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려 수명을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늘리는 방법을 찾고자 세계 각국에서 연구하고 있다.
2021년 가을, 알토스랩스(Altos Labs)라는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알토스랩스의 목표는 인체의 세포를 회춘시키는 일이다. 회춘(回春)은 '도로 젊어 짐'을 뜻하는 단어로 '노화 역행'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불로불사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세포를 회춘시킬 수 있으면 인체는 건전성을 되찾아 질병과 부상을 없앨 수 있다.' 이것이 알토스랩스의 생각이다. 마치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알토스랩스는 진지하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창업 때 모인 자금으로 그 금액만 무려 약 30억 달러라고 하며, 스타트업이 모은 자금으로서는 최고액이다. 스타트업은 보통 10년 정도의 단기간에 성공을 목표로 하며 그 10년에 대해 이 정도의 거액이 투자된 점을 보면 그 기대가 터무니없이 높다. 알토스랩스는 iPS 세포 기술을 사용해 인간을 회춘 시키려 한다.
알토스랩스 외에도 노화 억제, 회춘, 건강, 장수를 목표로 한 스타트업이 속속 세워지고 있다. 구글이 출자한 캘리코(Calico)는 15억 달러 이상을 모아 2013년부터 노화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캘리코는 자신들의 목표가 "죽음을 해결하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ChatGPT를 만든 OpenAl의 CEO 샘 올트먼은 1억 8000만 달러를 스타트업인 레트로 바이오사이언 스(Retro Bioscience)에 출자했다. 이 회사는 건강하게 수명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2022년부터 연구하는 곳이다.
오래전부터 인류가 꿈꿔왔던 불로불사가 지금 최첨단 과학의 한 분야가 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노화와 수명에 관한 연구의 역사가 있다. 최근에는 세포나 유전자를 바꿔 생쥐의 젊음을 되찾게 하거나 생쥐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정도다. 생쥐에게 할 수 있다면 인간에게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과학적으로 불로불사를 목표로 하는 무모하다고도 할 수 있는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구자들을 경쟁시켜 연구와 개발을 뒷받침하는 노력도 시작되었다. Xprize 재단[엑스프라이즈 재단]에서는 2023년 11월, 사람에서 10년 이상의 회춘을 실증한 팀에게 총액 1억 10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우주 개발 분야를 비롯해 여러 현상 공모를 개최해 온 Xprize 재단이지만 1억 100만 달러는 지금까지의 상금 중 최고액이다.
2024년 10월 시점에서 현상 공모에 참여한 팀은 440개 이상이며, 공모기한은 2030년이다. 어쩌면 수년 이내에 혁신적인 회춘방법이 탄생할지 모른다.
과거 100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난 수명
'인생 100년 시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명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났다. 1770년에는 평균 수명이 28.5세로 모든 세대에서 현재보다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낮았다. 이 경향은 수천 년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였다다. 기원전에도 인간의 평균 수명은 30세 전후였다고 짐작된다. 하지만 과거 불과 약 100년 사이에 비정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현상이 일어났다. 2010년에 평균 수명은 70세를 넘었으며, 2019년에는 사상 최고인 72.8세가 되었다. 1770년의 2.5배 이상이다.
평균 수명 연장의 큰 요인 중 하나는 영유아 사망률이 낮아졌고, 위생 환경 향상과 의료 발전 덕분이다.
이 정도로까지 수명이 연장되자 인류에게 큰 과제가 제기되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뿐만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추구하는 '건강 수명'이라는 말이 있다. 이런 생각이 확산 됨에 따라 노화를 과학적으로 억제하고 되돌리려는 방법을 세계 각국에서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유전학을 연구해 온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 박사는 저서 《노화의 종말(LIFESPAN)》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번 세기말에는 150세가 손에 닿을 수 있는 나이가 될 수도 있다." 인생 100년이 아니라 150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싱클레어 박사는 나아가 노화를 "영원히 계속 리셋하는 일도 꿈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노화를 초월함으로써 인류가 언젠가 불사에 이를 가능성도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불사라고 하면 SF소설 같지만 실은 우리는 이미 불사를 실현하고 있다.
세포가 불사가 될 수 있음을 가르쳐 주는 사례도 있다. 바로 '헬라 세포(HeLa Cell)'이다.
헬라 세포는 1951년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 헨리에타 랙스(Henrietta Lacks)의 병변부에서 채취한 세포이다. 이 세포는 랙스의 사후에도 분열을 계속했다. 헬라 세포는 현재도 살아 있으며, 전 세계에서 생명 과학의 연구에 공헌하고 있다. 인간의 세포는 불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뇌를 살려도 불사가 될 수 있다
사체를 냉동해 두었다가 치료법과 소생법이 확립된 미래에 되살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체를 냉동보존하는 단체도 실제로 존재한다.
몸 전체를 냉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사람은 '머리 부분만 냉동하기도 한다. 뇌만 되살아날 수 있으면 자신도 되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불사의 성취라고 할 수 있을지 도 모른다.
뇌 기능을 전자화하는 일에 도전하는 과학자도 있다. 말하자면 뇌를 업로드하는 것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기계 안으로 의식이 들어가 영원히 사고할 수 있다. 이것도 일종의 불사라 할 수 있다.
거북은 거의 노화하지 않는다
한국의 십장생에 등장하는 거북은 만 년을 살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예로부터 거북은 장수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사실이 노화의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2022년의 일이다.
연구에서는 전 세계의 동물원과 수족관에 있는 거북 52종의 수명과 몸무게 등의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그 결과 75~80%의 거북은 노화 속도가 사람보다 느리든가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노화 밖에 하지 않음이 밝혀졌다. 사람의 몸은 나이들수록 서서히 열화하며 그에 따라 사망률이 상승한다. 그러나 거북에서는 그런 경향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얼마 전에는 수명이 매우 긴 거북의 DNA가 해독되었다.
거북이외에도 노화를 모르는 동물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벌거숭이두더지쥐(Heterocephalus glaber)'이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미국에 서식하는 설치류 두더지과의 일종인데 긴 수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실험에 사용되는 생쥐의 수명이 2~3년인데 비해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수명은 사육의 경우 약 30년으로 10배 이상이다. 그 비밀을 찾으려고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태평양에서 사는 바닷새 '레이산알바 트로스(Diomedea immutabilis)'는 조류 가운데 가장 장수하지 않을까 거론되고 있다. 개체식별이 되는 위즈덤이라는 레이산알바트로스 암컷은 2024년 추정 70세 이상이며 현재도 계속 번식 활동을 한다.
북극의 바다에는 400세 가까이나 되는 '그린란드상어(Somniosus micro-cephalus)'가 있다. 아주 느리게 성장하며 거의 노화하지 않는다. 2024년에는 최초로 DNA 정보가 해독되었다.
회춘하는 동물도 있다. '작은보호탑해 파리(Turritopsis spp.)'는 성장하면 폴립이라는 갓 난 상태로 회춘하기 때문에 수명이 없다고 생각된다.
노화의 원인은 DNA 해독 오류
무엇인가 틀린 것을 바로잡으면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의학부 강사인 하야노 모토시 박사는 "노화의 원인은 '후성 유전체(epigenome)', 즉 DNA를 읽어 들일 때의 오류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한다.
사람 한 명 한 명의 DNA는 수정란이 탄생한 순간에 결정된다. 그리고 이 DNA는 평생 기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한편 인체는 수백 종류의 전문화된 세포로 구성되며, 더 많은 종류의 단백질을 작용시켜 살아간다. 이 단백질과 세포를 구분하면서 만들기 때문에 DNA에는 표지가 붙는다. 표지에 따라 서로 다른 단백질이 합성되어 서로 다른 세포를 만든다. DNA에 붙은 표지와 표지를 만드는 일을 '후성유전체'라 한다.
후성 유전체는 요리책에 비유해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요리 책에는 인덱스 라벨이 붙어 있으며, 인덱스 라벨을 따라서 만들면 깔끔하게 요리할 수 있다. 요리책의 문자가 DNA, 인덱스 라벨이 후성유전체, 요리가 단백질과 세포인 셈이다.
요리책의 인덱스 라벨은 처음에는 올바로 붙어 있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떼어지거나 다른 곳에 붙거나 한다. 그 결과 올바로 요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노화의 정체이며 인덱스 라벨(후 성 유전체)이 흐트러져 노화가 일어나는 이유이다.
노화의 80%는 후천적
젊은 시절의 스트레스에 주의 요리책의 인덱스 라벨을 다시 올바로 붙이면 요리가 다시 만들어진다. 인체도 마찬가지로 DNA의 표지를 고쳐 올바로 붙일 수 있으면 노화를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노화의 80%는 후천적으로 일어난다. 후성 유전체는 태어난 뒤 일어나는 후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다. 노화의 진행은 개인차가 큰데, 거기에도 후성 유전체가 깊이 관여한다.
후성 유전체에는 젊을 때 몸이 받은 스트레스가 반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젊을 때의 생활은 인덱스 라벨(후성 유전체)로 기록된다. 노화는 나이를 먹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젊을 때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할 문제였던 것이다.
분자·세포가 가진 12가지 특징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노화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노화는 분자와 세포 수준에서 진행된다. 분자·세포에 보이는 12가지 특징을 정리한 논문이 2023년에 발표되었다.
이 특징들은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생물에서도 보인다. 또 이들 모두에 후성 유전체(요리책으로 말하면 인덱스 라벨의 혼란)가 관여한다.
이 12항목은 단지 노화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음이 생쥐 등에서 실증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조작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거나 노화를 되돌릴 수 있음이 알려졌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는 노화 억제와 노화 역행 연구는 이 특징들 중 하나를 대상으로 한다. 이 12항목은 회춘을 실현하기 위한 입구가 될 수 있다.
세포는 자신의 몸을 '먹고' 분해해 재이용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오토파지(자가포식)'라 한다. 오토파지는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용이다. 그래서 노년기의 건강과 장수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도 있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오토파지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오토파지를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 있는 소기관의 하나로 인체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만든다. 나이를 먹으면 에너지 생산 효율이 떨어져 에너지 부족이나 신체 상태 불량의 원인이 된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는 12가지 특징 중 하나인 '세포 노화'로 이어 진다. 12가지 특징은 서로 관련되어 노화로 이어지는 것 같다. 12가지 특징이 명확히 제시됨에 따라 노화를 제어할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00세를 넘긴 장수자들에게 보이는 5가지 공통점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Yubal Noah Harari)는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21세기의 인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아와 질병과 폭력에 의한 죽음을 없앨 수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노화와 죽음 그 자체까지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
그의 말대로 인류는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분투를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다양한 노화 억제와 노화 역행 연구를 하고 있다. 후성 유전체를 바로잡는 방법이나 '노화세포'에 착안한 방법, 기존의 약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다. 단 모두 아직 연구 단계이며 실현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2050년까지는 실현된다는 예상도 있는가 하면 2200년까지 걸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노화 억제를 위해 획기적인 약이나 방법이 탄생할 때까지 식사와 수면,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장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있다.
100세 넘어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도 있다. 장수자가 많은 지역에는 5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강한 사회적 유대, 건강에 좋은 식사, 적당한 운동, 스트레스가 없는 생활, 인생의 목적 과목표 등이다.
사람이 고독해지면 뇌가 스트레스를 느껴 노화로 이어진다. 평생 혼자 지낸 생쥐는 여러 마리와 함께 생활한 생쥐보다 확실히 단명인 것도 밝혀졌다.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노화제거제
노화 억제와 회춘을 가능케 하는 방법으로 큰 주목을 받는 것이 노화 세포 제거(senolytics)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노화세포 제거제(세놀리틱스 약)'가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세포 분열을 통해 늘어난다. 세포 1개가 분열할 수 있는 횟수에는 한도가 있으며, 분열하지 못한 세포는 면역 세포에 의해 파괴·제거된다. 하지만 제거되지 않고 계속 살아남는 세포도 있다. 이것을 '노화세포'라 부른다. 노화세포는 나이를 먹음에 따라 늘어나 온몸에 축적된다.
노화세포는 단지 계속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을 분비해 자신과 주위의 세포를 더 노화시킨다. 최근의 연구로 노화세포가 온몸의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다. 그 것은 뇌, 신경, 순환기, 호흡기, 면역, 암, 근육, 뼈 등 온몸에 미친다.
그래서 노화세포만 제거할 수 있는 약이 발견되었다. 노화세포를 겨냥해 제거할 수 있으면 질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억제하거나 병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생각은 실제로 2015년 현실화되었다. 항암제의 일종인 '다사티닙(Dasatinib)'과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퀘르세틴(Quercetin)'을 합친 화합물을 노화 세포에 투여하자 세포사를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이 최초의 노화세포 제거제이다.
이 약을 계기로 현재까지 약 20종류의 노화세포 제거제가 발견되었다. 그중 하나가 일본 도쿄 대학교의 나카니시 마코토 박사 등이 발견한 'GLS1 억제제'이다.
노화 세포의 생존에는 GLS1이라는 효소가 필요하다. 그래서 노화 세포에 GLS1 억제제를 주면 노화 세포는 세포사를 일으킨다. 늙은 생쥐에게 GLS1 억제제를 투여했더니 노화세포가 줄고 근력이 증가했음이 확인되었다. 동맥경화나 당뇨병 등의 증상도 개선되었다. 나아가 항암제의 효능이 향상되었음도 보고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사람에게 노화 세포 제거제가 사용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임상 실험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하플사이언스, 메디스팬, 유비엘바이오 등 여러 바이오 기업들이 다양한 메커니즘에 기반한 노화 억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노화 세포 제거제를 사람에게 쓸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약제를 쓰지 않는 기술도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약제를 이용하지 않고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2023년 한국 UNIST(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과 유자형 교수, 건국대학교 정혜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노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안에 인공 단백질을 형성해 노화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은 노화세포막에 과다 발현된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목표로 삼아 제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노인성 건성 황반변성을 가진 쥐 모델에 개발된 기술을 적용했더니 노화세포를 효율적으로 제거해 망막 조직의 기능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iPS 세포 기술을 사용한 회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는 피부의 세포나 눈의 세포처럼 이미 전문성을 가지고 작용하는 세포를 초기화해 수정란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린 것이다. 그렇게 하면 원래의 세포와 같은 DNA 정보 를 가진 iPS 세포가 얻어져 거기에서 다양한 종류의 세포를 만들 수 있다.
iPS 세포의 기술을 사용하면 인체도 회춘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생쥐의 수명을 늘리고 녹내장을 개선되었다.
iPS 세포를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은 피부 등의 세포에 '야마나카 인자'라는 4개(또는 1개의 유전자를 제외한 3개)의 유전자를 들여보내는 것이다. 이 유전자들을 바탕으로 단백질이 만들어져 세포가 초기화된다. 야마나카 인자는 2012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발견한 것으로, Oct4, KIf4, Sox2, c-Myc 등 4가지의 유전자를 활용해, 성체 세포를 모든 유형의 세포로 발달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원시 상태로 돌리는 기술이다. 이 4가지 유전자는 야마나카 교수의 이름을 따 '야마나카 인자'라고 부른다.
한편 인체의 회춘을 목표로 할 때는 세포가 초기화되어서는 인체 그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 피부의 세포가 수정란에 가까운 상태가 되면 피부로서의 기능을 할수 없기 때문이다.
2016년 스페인의 연구자가 야마나카 인자(4개 유전자)를 사용해 생쥐의 수명을 약 40% 늘리는 데 성공했다. 성공의 열쇠는 생쥐의 유전자에 미리 삽입한 야마나카 인자를 평생 '주 2일만' 작용시킨 것이다.
2020년에는 미국의 싱클레어 박사 연구팀이 야마나카 인자(3개 유전자)를 사용해 생쥐 시신경의 노화 역행에 성공했다. 생쥐의 시신경을 미리 파괴한 뒤 야마나카 인자를 작용시키자 시신경이 재 생되어 시력이 개선되었다. 그 뒤 녹내장인 생쥐의 시력을 개선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싱클레어 박사 연구팀은 2023년에도 획기적인 성과를 발표했다. 야마나카 인자 대신에 6종류의 화합물을 사용해 세포의 회춘을 실현했다는 내용이었다. '세포가 젊어지는 내복약'을 실현한 첫걸음으로서 큰 주목을 받았다.
또 iPS 세포를 사용한 기술의 큰 과제는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iPS 세포는 다양한 세포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반면에 암을 유발할 위험성도 있다.
암 유발을 막으면서 세포의 전문성을 손상하지 않은 채 세포를 회춘시킨다는 궁극적인 생명 과학 기술의 실현을 목표로 연구자들은 첫걸음을 내디댔다.
출처: 뉴턴 20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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