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을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북극곰이 자꾸 머리에 떠오르는 이유
다이어트 중에 아주 좋아하는 케이크를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케이크 생각만 머리에 떠오른다. 이처럼 어떤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 할수록 얄궂게도 그 일이 자꾸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을 것 같다.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Daniel Wegner, 1948~2013)는 1987년 이런 인간 심리를 이론화하고 그 이론을 나중에 '역설 과정 이론(ironic process theory, 사고 억제의 역설적 효과)'이라고 명명했다.
유명한 '북극곰 실험'
웨그너는 통칭 '북극곰 실험'이라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약간 복잡한 실험이므로 조건 등을 생략하고 소개한다.
참가자 34명은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A는 '북극곰을 생각하라'는 말을 들은 다음 생각나는 것을 말하게 했다(1). 그 뒤 '북극곰을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것을 말했다(2). 그룹B는 그룹A와는 반대로 처음에 '북극곰을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것을 말하게 했다(3). 그 뒤에 다시 '북극곰을 생각하라'는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것을 말하게 했다(4).
(1) ~ (4)는 모두 모두 5분이 주어졌으며 5분 동안 참가자가 북극곰 생각을 한 횟수를 측정했다. (1) ~ (4) 중에서 북극곰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결과는 (4)의 상황에서 북극곰 생각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고 한다. 즉 북극곰 생각을 일단 참는 과정을 거친 후 북극곰에 대해 생각했을 때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이다.
또 이들 실험에서는 북극곰이 머리에 떠올랐을 때 벨을 울리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북극곰 생각을 하지 마라'는 지시를 받은 동안에도 참가자들은 5분 동안 평균 5회 이상은 벨을 울렸다고 한다.
이 현상은 간단히 말하면, 북극곰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반대로 북극곰을 계속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뭔가를 생각하지 마라'고 할 게 아니라 ‘다른 것을 생각하라'고 하는 편이 좋다.
북극곰 실험에서는 (3)의 상황에서 '북극곰이 떠오르면 빨간색 폭스바겐(폴크스바겐)을 생각 하라'고 지시했더니, 그 뒤 북극곰을 생각하는 횟수가 줄었다고 한다.
이 점을 이용해 다이어트에 적용하면, 예를 들어 다이어트 중 케이크가 마음에 걸리는 사람은 케이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좋아하는 책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 관계없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출처: 뉴턴 2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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