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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 있는 알파카 항체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면서 최근에는 오미크론을 중심으로 또 다른 변이들이 등장하고 있다. 치료약은 주로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안에 침입할 때 필요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목표로 개발되어왔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효과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알파카 유래 항체는 ‘나노보디' 라고 불리는 항체다. 나노보디는 일반 항체보다 10분의 1 수준의 크기로 낙타, 라마, 알파카 등의 낙타과 동물에서 추출한 항체 조각을 인공적으로 제조한 단백질이다. 나노보디는 20년 전에 처음으로 낙타에서 분리되었는데, 최근에는 알파카에서 유래한 나노보디 항체가 주목받고 있다. 나노보디 항체는 여러 나라에서 연구하고 있다.
일본의 교토 대학교, 오사카 대학교, 벤처 기업 COGNANO, 요코하마 시립대학교, 도쿄 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도 알파카 유래 항체에 주목했다. 항체란 특정 이물질에 특이하게 결합해 그것을 배제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사람 등의 항체는 H사슬과 사슬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지는 큰 분자이지만, 알파카와 라마 등의 낙타과 동물은 H사슬만으로 이루어진 항체를 만든다. 항원에 특이하게 결합하는 성질을 가지면서 크기는 사람 항체의 약 10 분의 1로 작아 '나노보디 항체'라고 부른다.
일본 연구팀은 항체를 생산하는 알파카의 세포로부터 알파카의 항체와 관계있는 대량의 유전 정보를 모았다. 그것을 바탕으로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높은 효과를 나타내는 항체의 유전자를 분석해 골라냈다. 많은 유전자로부터 목적하는 유전자를 단기간에 골라낼 수 있었던 것은 이른 단계부터 나노보디 항체에 주목해 독자적인 계산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개발한 나노보디 항체는 현재의 치료용 항체 가운데 유일하게 오미크론 변이에 유효한 소트로비맙(Sotrovimab) 보다 높은 중화 활성을 갖는다는 것이 사람의 세포를 사용한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높은 중화 활성은 나노보디 항체의 분자가 작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보디 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19의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깊은 홈 부분에까지 들어가 결합했다. 이것은 생체 분자를 극저온에서 관찰해 입체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되는 '저온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것이다.
이제까지의 사람 항체는 대부분 스파이크 단백질의 표면에 결합해 감염을 억제하는 방식이었고, 분자가 너무 커 깊은 홈까지 다다를 수 없었다. 나노보디 항체가 결합하는 부위는 변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 어느 변이에도 공통된 영역이다. 이것은 이 항체가 오미크론을 포함한 모든 변이에 유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동물 실험 단계이지만, 먹는 약이 아니라 코에 스프레이로 흡수시키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감염 초기 단계에서 증식을 억제 하므로 중증화를 막을 수 있고 부작용도 없다고 한다.
나노보디 항체의 또 하나 특징은 기존 사람 항체 등에 비해 월등하게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온도와 pH 같은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상온에서도 장시간 보관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사용되는 RNA 백신처럼 초저온 냉동고에서 보관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출처: 뉴턴 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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