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기억은 실제일까 조작일까?

우리는 전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너는 전생에 무사였어”라거나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는 식으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예기할 때가 많다. 종교인이 아니어도 전생을 믿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종교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말해주고 있다.

전생의 사전적 의미는 이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의 생을 말한다. 그러므로 전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환생이나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 환생의 유래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떠돌다 인간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힌두교, 불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기억들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데자뷰

전생에 대해 혼란을 주는 사례가 데자뷰가 아닐까 싶다. 분명 처음 겪은 일임에도 이미 경험해본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 이미 본적 있다고 느끼는 경우다.

전생을 믿지 않던 사람들도 데자뷰를 경험하고 나면 “정말 전생이 있는 것 같애”라고 말하기도 한다. 데자뷰에 대해 일부는 무의식적으로 행동이나 본 것들을 기억해두었다가 유사한 상황이 오면 그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한다.

픽사베이
사람들은 선명한 꿈을 꾸지 않는 이상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다 무심코 꿈속의 상황이 재현되면 “어? 언제 경험한 것 같은데?” 라며 데자뷰를 외친다.

실제로 사람들은 보통 집중하고 있는 것 외에는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음식을 주문하면 음식에만 집중하지 훤칠한 남성의 검은 복장을 한 웨이터에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똑같은 복장의 여성을 무심코 쳐다보았는데, 그 모습을 어디선가 본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을 데자뷰라고 말하면서 기억착오와 동일한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기억착오(paramnesia)에는 기억 자체의 오류이거나 또 하나는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과정에서의 착오가 있다.

이를 테면 실제의 경험이 과거의 다른 기억과 희석되면서 왜곡하여 기억한다거나 과거에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실제로 있었던 일로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영화에서 보았거나 꿈속에서 보았던 장면을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착각하거나 아니면 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실제로 자신이 겪은 일이라고 왜곡하여 기억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억력이 감퇴하는 경우, 우울증이나 조현병과 같은 사례의 경우에 자주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을 일부 심령학에서는 전생의 기억으로 풀이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지각장애로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전생 체험

전생을 체험하려면 보통 최면을 많이 이용한다. 문제는 최면 상태에서 떠오른 기억이 과연 기억착오가 아닐 가능성이 몇 퍼센트이냐의 문제일 것이다.

<이영돈 pd 논리로 풀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의 ‘전생’편에서 전생에 대한 기억은 간접 암시로 조작이 가능한지 실험을 하였다.

실험 방법은 최면에 앞서 간접 암시가 될만한 물건을 주변에 갖다 놓고 전생에 누구였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암시를 주었을 때 상대가 그것을 그대로 전생의 기억으로 체험을 할 수 있는가라는 실험이다.

<논리로 풀다> 화면 캡쳐
실험하기에 앞서 특정한 암시를 주기 위해 주변 곳곳에 춘향을 떠올릴 수 있는 인형이나 그림, 책, 영화, 그 밖의 소품을 배치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20대 초반의 여대생 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에게 실험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따라서 참가자들은 전생퇴행 실험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리고, 춘향의 암시를 받을 수 있도록 최면 전에 의도적으로 30분간 대기를 시켰다. 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춘향이라는 암시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면에 들어간 참가자들에게 어떤 옷을 입었는지, 옷의 색깔, 그리고 이름을 물었는데, 놀랍게도 4명 모두 조선시대의 옷차림이 동일하였고 4명 중 1명은 춘향이로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 대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마음의 갈등, 또 자신이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배웠던 많은 생각과 느낌 그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어떤 최면 중에 환상이라는 전생의 기억으로 나오는 것이다"라고 변영돈 신경전문의는 말한다.

유체이탈에 관련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유체이탈을 경험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귀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처럼 두뇌의 착각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기억은 전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특별한 기억이 아니라면 오래된 기억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10년 전의 일을 올바로 기억하지 못하듯 20년 전의 일은 더욱 그렇다. 오래된 기억일수록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는 건 당연하다.


john@coconutpalms.info
참고: 네이버지식백과, 채널A-이영돈PD 논리로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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