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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의 모래에서 아미노산이 발견되다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채취한 소행성 류구의 샘플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분석된 샘플 입자에는 아미노산 등의 유기물과 물이 함유되어 있었고, 샘플 속의 광물이 37도 전후의 온수 안에서 생긴 것 등이 보고되었다. 이것은 류구의 기원뿐만 아니라 지구 생명이나 태양계 기원 규명에 다가가는 성과라 볼 수 있겠다.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는 2020년 12 월 6일 소행성 류구의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지고 돌아왔다. 류구는 그 표면에서 반사된 빛의 파장(스펙트럼) 모습으로부터 'C형 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C형 소행성의 C는 탄소질(Carbonaceous)의 의미이며, 소행성의 암석에 탄소나 유기물, 물이 함유되어 있다고 보고되었다.
초기 지구에는 물이나 생명의 바탕이 되는 유기물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되며, 이런 물질들은 외부 천체로부터 왔다는 설이 유력시되고 있다. C형 소행성에는 실제로 물과 유기물이 함유되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지구의 물과 유기물의 기원이 C형 소행성인지 등의 수수께끼를 조사하는 것이 하야부사2 탐사에서의 최대 연구주제이다.
류구의 샘플에서 아미노산을 함유하는 유기물을 검출
2022년 6월 10일, 샘플 분석 결과의 제1보로서 2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하나는 류구의 입자에 함유된 무기물과 유기물을 종합적으로 기재한 논문으로, 일본 오카야마 대학교의 나카무라 에이조(中村榮三) 특임교수 연구팀의 분석 결과이다. 1분석 결과에서 눈길을 끈 부분이 '아미노산'의 검출이다.
아미노산은 유기물의 일종으로 천연에는 약 500종류가 발견되어 있다. 그 가운데 20종류가 사람 등 지구 생물의 몸을 이루는 '단백질‘의 구성 요소이다. 이번에 류구 샘플의 입자에서는 아미노산 23종류를 비롯한 유기물이 발견되었다. 그중에 단백질의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이 약 10종류 함유되어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아미노산의 구조에는 아미노기가 왼쪽에 있는 'L형'과 아미노기가 오른쪽에 있는 'D형'이 있다. 지구 생물의 아미노산은 기본적으로 L형이다.
이번에 발견된 약 10종류의 아미노산에서 L형과 D형이 차지하는 비율은 앞으로의 분석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샘플의 비교 대상으로 동시에 분석된 오르게유(Orgueil) 운석(1864년 프랑스에 낙하한 운석)에서도 요소와 24종류의 아미노산이 검출되었다. 오르게유 운석은 탄소를 함유하는 운석인 '탄소질 콘라이트'로 분류된다. 탄소질 콘드라이트의 고향은 C형 소행성인 것으로 생각되며, 류구와 조성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오르게유 운석은 탄소질 콘드라이트 중 에서도 'CI 콘드라이트 (이부나(lyuna)형 탄소질 콘드라이트라고도 한다)'라는 운석에 속한다. CI 콘드라이트는 태양계 초기에 생성되었으며, 그때부터 조성이 거의 바뀌지 않은데다 태양계의 물질 전부를 굳힌 것 같은 ‘태양계를 대표하는 물질'로 불리는 운석이다.
운석이나 혜성에서 아미노산이 발견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운석은 지구에 낙하하면서 대기나 물과 접촉하기 때문에 그 아미노산이 원래의 운석 성분인지를 판별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밀폐된 캡슐에 들어 있던 이번 류구의 샘플은 '지구의 대기와 접하지 않은 지구 외 물질'이며, 그런 상태의 물질에서 유기물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류구와 같은 C형 소행성이 지구 생명을 탄생시킨 아미노산을 비롯한 유기물의 기원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류구의 모천체는 토성보다 더 멀리 있었다?
류구에 관한 새로운 발견은 유기물의 검출에 그치지 않는다. 류구의 샘플에서는 함수 광물(-OH기를 함유하는 광물) 같은 수질 변성 광물(물과 반응해 생긴 광물)도 발견되었다. 그 가운데는 태양계의 탄생으로부터 불과 약 260만 년 뒤(45억 6470만 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그때의 온도 조건이 0~30°C 사이였을 것이라 생각되는 광물도 되었다. 샘플 입자는 틈새가 많은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그 틈새는 얼음이 녹아 물이 되었다 증발함으로써 형성 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상과 같은 점에서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 류구의 모천체는 원래 토성 궤도보다 바깥쪽에 있는 얼음 미행성이며, 그 내부에 0~30°C인 액체의 물이 있었다. 그 후 지금의 소행성대 내부까지 이동해 왔고, 그 사이에 얼음을 증발시켜 암석이 쌓인 현재의 상태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류구를 형성하는 것은 태양계의 가장 시원적인 물질
또 다른 논문인 일본 도쿄 공업대학교 요코야마 데쓰야(橫山哲也) 교수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정밀한 화학 분석으로 류구의 샘플은 가장 신선한 ‘태양계의 시원 물질'이라고 보고했다. 원소나 동위 원소(동일한 원소로 중성자 수가 다른 것)의 조성, 함수 광물의 함유율이 CI 콘드라이트와 비슷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CI 콘드라이트는 앞에서 말한 오르게유 운석을 포함해 지구로 떨어져 채취된 것이 9개밖에 없어 희소한 운석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태양계에는 C형 소형성이 많기 때문에 실은 지구 밖에는 많이 있는 물질인지도 모른다.
요코야마 교수 연구팀이 분석한 샘플은 질량비로 물 7%, 탄소 5%를 함유한다고 보고되었다. 지금까지 C형 소형성에 탄소의 물이 있는 것은 간접적으로 추정되었지만 이번에 두 논문에서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또 요코야마 교수 연구팀이 분석한 샘플에 들어 있는 자철광은 37-10C의 물속에서 태양계 형성으로부터 약 500만 년 뒤 생겼다는 것 등도 제시되었다.
2편의 논문에 보이는 형성 연대의 차이에 대해 두 논문의 공저자이며 하야부사2의 연구팀으로 일한 와타나베 세이이치로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두 논문은 서로 다른 입자의 분석에 입각한 것임에 주목하기 바란다. 개개 일자의 '개성'은 균질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개성을 조사해 그들을 종합할 필요가 있다. 다른 팀의 발표 결과가 모두 나와 류구의 상세한 전체 모습이 제시되기를 기대 해주기 바란다.”
출처: 뉴턴 2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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